"꼬물꼬물 손으로 하는 건 다 좋아!"
코로나로 강제집콕하는 토끼들에게 천자문 필사를 바친다.
사실 내가 하고 싶어서 만든 것임.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이건 공부가 아니니까.
한 글자 한 글자 귀여운 폰트를 따라 쓰면서 궁금한 한자가 있다면 옥편도 슬쩍 찾아보고
한자의 부수와 글자의 생김을 풀어보기도 하면서 표의문자의 재미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나는 다스리다/몰아잡는다는 뜻을 가진 攝(섭) 자가 재미있었는데,
모양을 보면 손(手)과 귀(耳) 세 개가 합쳐져 있어
다스리는 행위에서 손으로 일함이 1이라면 고충을 들어주는 것은 3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맞는 말이 아니어도 그냥 내가 그렇게 상상하고 해석하면 기억에 잘 남더라.
사실 나도 전공이 이쪽에 관련된 것이어서 한문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공부로 하는 것 말고 그냥 즐거워서 하는 건 행복하다. 뭔들 안 그렇겠냐마는.. ㅠ
그리고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 성취감.
거창한 것 말고 작은 것부터 끝까지 해낸 뒤 소소한 기쁨을 맛보는 것이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떨쳐내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것.

마음이 복잡하고 무기력할 때 반복적인 행동이 주는 안정감을 느껴보길 바라며.



아이패드 굿노트용으로 만들었지만 손글씨가 좋다면 프린트 해서 쓰면 됨.
이왕이면 예쁜 글씨로 써야 기분이 더 좋아지니까 개인취향의 번체자 폰트를 사용했고
간혹 폰트에 없는 한자가 정자체로 쓰여 있거나
드물게는 한국에서 쓰는 한자가 아닌 중국어 번체로 나온 것도 있을 것이므로 참고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