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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하루 :)

밤산책과 역류성식도염

by 산다는건그런게아니겠니 2019. 6. 15.

요 며칠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무엇이든 음식을 먹고 난 뒤에는 꼭 산책을 하기로 했다.

 

 

북두칠성 오랜만에 본다

 

 

역류성 식도염을 처음 앓았던 건 작년인데 당시 크게 스트레스받고 계속 신경 쓰이는 일이 있던 터라 처음에는 화병이 난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슴이 답답하고 쇄골 사이에 돌이 들어앉은 것처럼 이물감이 드는 증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뭘 먹어도 얹힌 것 같고 심할 때는 숨 쉬는 것도 힘들었다. 주먹으로 가슴을 탁탁 치면 괜히 시원해지는 것 같아서 자주 쳤는데 그 꼴이 딱 화병 난 사람 같았다.

 

 

사실 역류성 식도염 걸리기 딱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바로 무엇이든 누워서 하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던 나는 주로 가만히 엎드려서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렸고 그 상태로 간식도 먹고 그대로 엎드려 낮잠을 자기도 했다. 그대로 습관이 되어버려서는 숙제하고 공부하는 것이 엎드리지 않으면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 나아아아쁜 청소년 시절을 거쳐, 손으로 꼼질꼼질 자수를 놓고 고양이와 뒹굴며 노는 어른이 되었다. 지금 이것도 누워서 노트북으로 쓰고 있지롱.

 

 

 

이젠 잔소리 할 사람도 없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보면

조원이 불러주는 대로 서찰을 적어야 하는 상황에서 소옥이 붓을 들고 머뭇거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이런 대사를 친다.

 

"제가 어릴 적부터 버릇이 잘못 들어, 엎드려야 글이 써져서..."

 

 

 

 

소옥(이소연 분)과 조원(배용준 분)

 

 

 

사실 이 뒤로는 19금 장면이 이어진다. (조원 너 이 샛기야..)

근데 저 대사와 소옥의 버릇이 맴맴 돌아서 솔직히 영화가 끝난 후에 기억에 남은 건 이것뿐.

의외로 흔한가. 엎드리지 않으면 글 못 쓰는 사람.

 

 

 

딴 길로 많이 샜는데 아무튼 음식을 먹고 나서 바로 눕는 것은 역류성 식도염의 최대 적이다.

결국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평소의 습관이 결정적 원인이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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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가슴 치는 것이 보기엔 그래 보여도 답답증을 가시게 하는 데에 확실히 좋다고 한다. 화병 난 사람들이 괜히 가슴을 치는 것이 아니다. 막힌 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손톱 물어뜯듯이 자학하는 데서 오는 쾌감인지는 모르겠는데 종종 쳐주면 좀 시원한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