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간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하는 짝꿍에게 노트북을 주고, 짝꿍이 쓰던 커브드 모니터를 얻었다. (짝꿍이 없는 반년 동안만 쓸 예정이다) 화면이 커서 좋긴 한데 온라인게임을 안 한지가 오래돼서 사실 굳이 이걸 써야 하나 싶고... 기존에 있던 모니터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선택권이 없었을 뿐이다.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데스크톱을 쓰고 있다. 손끝에 착착 감기는 기계식 키보드도 오랜만에 쓰려니 자꾸 키를 잘못 눌러 애를 먹었다. 노트북 못써먹겠다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 토끼가 이렇게 간사하다.
어떤 점은 좋고 어떤 점은 나쁘다. 일단 화면이 시원시원한만큼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할 때는 너무 편하다. 그래픽 작업에도 좋을 것 같다. 조만간 일러스트레이터를 제대로 배워볼까 하고 있다. 커브드인 게 좀 걸리는데 그게 거슬릴 정도의 작업을 할 실력은 아니니까. 커브드의 참매력은 게임을 할 때 알 수 있는데 요즘은 콘솔이 아니면 손에 잡히지 않고, 무엇보다 플스는 안방 침대에 누워서 TV로 하는 게 토끼 나름의 바람직한 사용법.
나쁜 점 중에서 제일은 꼭 컴퓨터방에 들어와 책상 앞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 자세로 앉아서 장시간 작업하는 건 너무 고역이다.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다는 불변의 진리처럼 몸에 좋은 자세는 대체로 불편하다. 엉덩이를 의자 뒤에 딱 붙이고 꼿꼿이 허리를 세운 자세로 컴퓨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쪼그려 앉아있다.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자세로 앉고 기대고 엎드려서 놀던 때가 그립다. 특히 게임방은 세탁실과 함께 우리 집 고양이들(토끼는 고양이 네 마리와 함께 산다)이 들어올 수 없는 금묘의 공간이라 들어와 있으면 밖에서 어찌나 눈치를 주는지. 몇 분 안 들어와 있었는데도 벌써부터 빨리 나오라고 성화다. 나도 나만의 시간의 필요하다 고양이여...
다음 달에는 새 노트북을 들일 예정이다.
일단 그때까지는 데스크톱 껴안고 살아야지 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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