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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하루 :)

홍콩식 토마토 라면

by 산다는건그런게아니겠니 2019. 7. 4.

물을 너무 많이 넣어버렸다

 

언제였더라 지난 달 쯤인가 어디서 홍콩식 토마토 라면 레시피를 보고 따라 했다가 입에 잘 맞아서 종종 해 먹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괴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나도 한 때는 토마토를 익혀먹는 건 스파게티뿐이라는 편견이 있었고 그것도 곱게 갈려서 토마토의 형체가 없어야 했던 사람이다. 그러다가 토마토 스튜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오? 생각보다 입에 잘 맞는다는 걸 알았다.

 

 

평소 끓이는 라면물보다 약간 적게 붓어야 하는데 깜빡하고 원래 넣던 만큼 넣은 건 실수. 냉장고에서 시들푸들 죽어가던 토마토 두 개를 못 먹을 부분 도려내고 듬성듬성 썰어 넣은 뒤 불을 올렸다. 라면스프와 함께 설탕을 티스푼으로 하나 넣은 뒤 물이 팔팔 끓을 때 면을 넣었다. 스프가 먼저냐 면이 먼저냐는 부먹찍먹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치열한 토론 주제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스프를 먼저 넣어서 끓는점을 낮춰 빠른 조리, 빠른 흡입을 지향하는 토끼. 토마토 라면의 화룡정점은 마지막 식초 한 스푼에 있다. 밥숟가락으로 한 스푼 넣는데 집에 있는 게 두 배 식초라서 다른 토끼들 입맛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시큼한 탕에 익숙하지 않다면 티스푼으로 조금씩 넣어가며 맛을 보는 게 좋겠다.

 

 

 

익혀먹는 토마토가 이렇게 맛있는 줄 예전에는 몰랐지

 

 

개인적으로 이국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큼큼한 향신료 냄새 가득한 음식도 맛있게 잘 먹고 고수도 잘 먹는다. 음식 때문에 중국이나 대만, 홍콩에 살고 싶다고 종종 생각할 정도로 좋아한다. 중국요리 중에 쑤안라탕(酸辣汤)이라는 것이 있다. 약간 매콤하고 시큼한,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맛이 난다. 한국에 이런 시큼한 탕이 있던가. 아무튼 이 토마토 라면을 먹으면 중국에서 먹었던 쑤안라탕이 떠오른다.

 

 

먹고 나면 몸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