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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무엇을 먹었나 _ 먹부림

[안성] 향천 - 호수가 보이는 나무그늘, 그리고 베리빙수

by 산다는건그런게아니겠니 2019. 7. 6.

투박한 베리빙수가 향천의 매력

서울에서 안성까지 약 한 시간 반, 안성은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개발이 덜 되어 도시와 시골이 섞인 느낌이 든다. 조그만 시내 외곽으로 땅덩이는 넓은데 시골이다. 정말 시골이다(...) 시내를 벗어나면 교통이 정말 불편하다. 저수지가 많고 산에 둘러싸여 풍광이 좋아 전원카페와 펜션, 골프장이 많지만 안성 사람도 차가 없으면 못 가보는 곳이 많을 정도. 

 

이렇듯 대중교통으로는 구석구석 다니기 힘들 정도로 시골이지만, 안성 토박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향천>의 베리빙수를 소개한다. 설령 모른다 하더라도 안 가본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그런 곳이다. 탁 트인 금광호수를 바라보며 나무 그늘에서 먹는 빙수는 꿀맛, 폭염이 한창인 한여름에도 물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 매년 여름 두세 번씩 꼭 가곤 한다. 빙수 이외에도 전통차 메뉴가 있어 겨울에 가도 좋을 <향천>.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호수를 빙 둘러 나있는 1차선 오르막길을 따라 가다보면 왼편에 작게 향천이 보인다. 내부가 보이지 않게 돌로 덮인 외벽은 겉으로 보기에 특별할 것이 없고 가게 앞 주차공간도 넉넉하지 않아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주차는 승용차 5~6대 정도가 가능하고 자리가 없다면 좀 더 떨어진 곳에 대충 세우고 걸어와야 하는데 사실 만차 상태라면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는 점심시간대를 지나 3시 정도가 딱 좋다. 아니면 아예 점심 먹기 이전.

 

 

가까이 가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간판

 

가게 내부도 좋지만 추천하는 곳은 오른쪽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테라스

테라스에서 바로 주문이 가능하다. 차에서 내려 가게 오른쪽으로 난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야외테이블이 나온다. 가게를 덮고 있는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앞쪽으로는 근사한 호수가 펼쳐진다. 여름에도 물가에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깥자리를 추천하고 싶다. 앉을 때 조금 덥더라도 빙수를 먹고 일어날 때는 살짝 으슬해지는 느낌까지 들 테니까 말이다.

 

 

테라스 안쪽에 난 작은 창문으로 주문과 계산이 가능하다

 

전통차류의 다른 메뉴도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향천의 시그니처 메뉴는 베리빙수. 2인 2만 원으로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양이 정말 많고 자리가 좋아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 특히 그 맛은..!

 

주문과 계산을 마치고 앉아있으면 직원분이 직접 가져다 주신다. 

 

 

테라스 모습
금광호수가 보인다. 정면에 보이는 섬에는 식당이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 안성은 가물어서 호수 물이 많이 빠져있다. 앞에 흙바닥이 많이 드러나 있지만 원래는 저 절반이 보일랑 말랑 물이 차있는 곳이다. 작년에 안성은 전국 가뭄 1위를 차지했다. 저수지 물이 다 말라 축구를 해도 되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였다. 올해는 부디 비가 좀 넉넉하게 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사진에 다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전망이 좋고

실내와 실외 곳곳에 다육 화분들이 옹기종기 놓여있어 눈이 즐겁다.

 

 

그럼 빙수 맛은 어떨까?

 

 

숟가락 아님. 개인그릇에 덜어먹는 용도

가게만큼이나 투박한 것이 매력인 향천의 베리빙수. 가게에서 직접 삶은 팥 위로 오디(뽕), 라즈베리(산딸기), 블루베리가 아낌없이 듬뿍 올려져 나온다. 특히 팥이 정말 토끼 취향인데, 곱게 으깨진 사이로 통팥이 조금씩 들어있고 무엇보다 너무 달지 않아서 좋다. 잘 익은 베리들이 충분히 상큼하고 달콤하니까 단 걸 좋아한다 해도 너무 걱정 마시길!

 

 

이건 작년에 찍은 사진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하얀 와플은 밀랍떡인데 오늘 가보니 외부 메뉴판에 보이지 않아서 패스했다. 겉바속쫄깃한 밀랍떡에 곁들여 나오는 과실잼이 굉장히 잘 어울리고 맛있는데 왜 빠져있었지.

 

외부 테라스 자리가 꽉 찼으면 실내에 들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단 커다란 창문으로 밖이 훤히 내다보여 호수를 즐길 수 있고 여름에는 시원, 겨울에는 따뜻하다. 또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아 눈이 즐겁다. 다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운치 좋은 시골집 사랑방 같은 분위기의 좌식 테이블이던 것이 지금은 전부 입식테이블로 바뀌어 아쉽다. 예전에는 전통스러운 분위기가 물씬이었다면 지금은 전통에 현대가 가미된 느낌이다. 처음 가보는 토끼들에게는 지금도 나쁘지 않겠지만 솔직히 이전의 좌식 테이블의 분위기가 향천에 더 어울렸다.

 

 

내부에서도 충분히 호수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올해 3월에 찍은 사진)

 

토끼의 추천코스는 보개도서관(3층 만화방) >> 물고기자리(점심식사-생선구이 정식) >> 향천(디저트)

 

 

 

 

 

 

 

 

 

간혹 네비게이션에 찍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세렌디피티 펜션을 찍고 가면 된다.

가족과 함께 연인, 친구와 함께 가기 좋은 곳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실만한 곳이지만 젊은 토끼들에게도 강추 (솔직히 나만 알고 싶다)

외국인 친구가 정말 좋아했음

차 없이는 가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