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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무엇을 보았나 _ 책, 영화

[미국드라마] 원 헌드레드 (The 100, 2014)

by 산다는건그런게아니겠니 2019. 7. 25.

원작은 카스 모건의 하이틴 SF소설, <The 100>

 

 

2014년 시즌1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새 시즌이 나오고 있다. 올해 미국 CWTV에서 시즌6가 방영 중이지만 아쉽게도 넷플릭스에서는 시즌3까지만 공개되어있다. 나 토끼는 시즌5까지 보았는데 그냥 시즌5가 마지막이려니 하고 보아도 아쉽지 않을 완성도를 보여준다. 열린 결말도 나쁘지 않으니까.

 

 

 


 

 

 

13개의 우주정거장이 합쳐져 만들어진 The Ark (방주), 우주인류의 거점이다

 

 

핵전쟁으로 인해 이 땅에 더이상 사람이 살아갈 수 없게 되자 미리 우주로 탈출에 성공했던 인류는 12개의 우주정거장을 합친 The ARK에서 생존해간다. 그로부터 97년 후, 100년 뒤면 지구의 자정작용으로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살아왔지만 100년을 채우기도 전에 공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그때까지 버틸 수 없게 되자, 지구의 환경을 살피기 위해 죄를 짓고 수감된 소년범 100명을 우선적으로 지구로 내려보낸다. 생존하면 죄를 사면해주고 범죄기록도 삭제해주겠다는 조건이 붙긴 했어도 97년 만에 내려가는 지구가 어떤 환경일지 알 수도 없고 말 그대로 "인류를 위한 희생", "버리는 카드"의 입장이 된 꼬꼬마들.

 

 

아크는 한정된 자원으로 백 년 가까이 살아오다보니 엄격한 법치주의 사회, 아주 작은 범죄나 정상참작이 가능할 법한 일에도 사형! 사형! 사형!이 내려지는 무서운 곳이다. 실제로 청소년범의 대다수는 생존형 범죄에 연루된 경우이고 ㅡ 아닌 경우도 있긴 하다 ㅡ 지구로 내려오기 전 단기속성으로 생존에 필요한 기술들을 집중 교육해주며 안타까운 눈빛을 보낸 어른들을 보면, 말은 저렇게 기분 나쁘게 희생이라는 둥 어쩐 둥 했어도 실제로는 야 이거 된다, 될 거다 라는 판단이 강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지구로 보내진 100명 중에는 최고 지도자의 아들, 위원회의 딸도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엄빠가 우릴 버렸을 리 없어

 

 

 

지도부의 의도가 어쨌든 또 그걸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든 우주선은 이미 날려보내졌고, 통제불능 꼬꼬마들답게 안전벨트 풀고 장난치다가 착륙할 때 일단 두 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도착한 지구.

 

 

꺅 지구당♡

 

오다가 까불어서 두 명이나 죽었는데 마냥 해맑은 꼬꼬마들. 어린아이들에게 칼자루를 쥐어준 형상이 따로 없다. 수감되어있던 스트레스를 발산하듯이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본능이 시키는 대로 신나게 즐기다가 이내 무법천지가 되어버리고 지배하는 자, 복종하는 자, 거부하는 자, 방관하는 자 등으로 나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에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규율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리더가 생기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생존을 위해 힘써가며 아이들은 성장해간다.

 

하지만 지구에는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

 

 

 


 

 

사령관(커맨더)을 필두로 이루어진 12부족의 연합, 그라운더 (Grounder)

 

 

핵전쟁 당시 웨더산 벙커에 대피했던 피난민들의 후손으로 월레스 가문을 대통령으로 따르는 마운틴맨 (Mountain man)

 

 

방사능으로 가득한 외부환경에 그대로 적응해 살아남은 그라운더는 호전적이고 야성적인 성향이 강하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만큼 신체능력이 뛰어나지만 초반에는 기형아 출산 역시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태어난 선천적 기형아들을 도태시키며 지구에 적응해왔다. 잔인하고 비정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그들 나름의 생존 방식이었을 것이다. 그라운더만의 언어가 있지만 신분이 높은 전사들은 영어도 곧잘 사용한다.

 

 

핵전쟁 당시 벙커에 대피한 인류로부터 이어진 마운틴맨들은 발전된 의학과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바깥 환경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되어 왔기 때문에 약간의 방사능에라도 노출이 되면 피부가 타들어갈 만큼 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말이 약하다 뿐이지 핵전쟁 이후의 방사능 환경을 생각하면 그냥 지금 우리들 정도의 신체라고 볼 수 있다. 하필 이렇게 방사능에 노출이 되어 손상된 신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바깥에 적응된 인간의 혈액인 탓에, 선한 얼굴을 하고 뒤로는 인간사냥으로 피를 쪽쪽 뽑아 생체실험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낯설고 위험한 환경에 뚝 떨어져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의 생명까지 함께 지켜나가야 하는 리더의 숙명. 순간의 선택으로 생명을 잃기도 구하기도 하면서 지도자로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이다. 그리고 비호감이었던 벨라미는 회를 거듭할수록 멋있다. 자고로 올바른 기럭지가 올바른 캐릭터를 만드는 법.

 

 

 

그밖에도 성장해나갈 아이들. 애들이 하도 많아서 아끼는 애들만 올려보았다.

 

그리고 생존 드라마가 그러하듯이 시작은 100명이었으나 계속 죽고 또 죽고 죽어버려서 나중에는 제목에 의미가 없다. 주요 인물은 정해져 있어도 초반에는 감잡기 힘들 테니 쉽게 정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왕게임 수준은 아니지만.. 비호감에서 극호감으로 바뀌는 캐릭터도 꽤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시즌3까지는 봐줄만하다)

 

 

 

어른들은 솔직히 짐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시즌3에서 밝혀지는 13번째 스테이션과 커맨더의 비밀이 꽤 볼만하다. 가장 좋아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13번째의 비밀

 

고구마 요소가 군데군데 포진해있어도 흡인력 있게 잘 만들어졌다. 사실 처음에는 오프닝 보고 왕게임 생각도 나고 우주선 씬은 이브온라인 같기도 해서 끌렸던 건데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친구 토끼들에게도 꼭 추천해주는 작품.

 

 

 

간지나요 오프닝

 

 

- 이과가 지구를 구한다 (망하게도 한다)

- 벨라미 좋아요

-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그리고 고구마 답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