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하이틴 막장 드라마. 아주 막장이고 재미있다.
그래, 드라마는 역시 막장이 제맛이지 설령 하이틴 드라마일지라도..
한 학교가 붕괴되는 사고가 벌어진다. 많은 학생들이 크게 다칠 뻔했고 이 일로 인해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 건설사에서는 주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회유하기 위해 3명의 학생에게 스페인 상류층 아이들만 다니는 사립학교 "라스 엔시나스"에 다닐 수 있는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다.
가난한 집, 꽉 막힌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분상승 티켓을 거머쥔 세 명의 전학생 등장!
상류층 학생들의 텃세! 투닥거리며 피어나는 우정!
그들의 좌충우돌 캠퍼스 적응기를 담은 하이틴 드라마!!
... 라고 생각하면 혼쭐이 나고 말 것이야.
이걸 보고나니 동아시아 청소년들 너무 바람직하고 순수한 것이다. 껏 해야 어우 니들이 우리 영역을 침범해? 안 껴줄 거야 괴롭혀줄 거야 하다가 아니 나한테 이런 서민의 맛을 알려준 건 니가 처음이야 하고 알콩달콩 해지잖아. 순수의 결정체들 같으니라고.
하지만 얘네는 찐이다
찐이야...
드라마는 한 학생의 죽음을 수사하는 장면과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시즌1은 바로 이 죽음으로부터 시작되고 끝이 난다. 첫 편의 마지막에서야 죽은 학생이 누구인지 나오기 때문에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꼬여가는 상황 속에 누구나 하나씩 동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범인을 추리해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하지는 말 것. 그런 게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일단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스페인 청소년의 저 나이대 감성이란... 애들 왜 이렇게 현실에 찌들었지. 그러면서도 불안정하고. 물론 그 맛에 보는 드라마.
처음 이 마의 드라마를 보게 된 원흉이 바로 이 사람. <종이의 집>에서 약간 모자란 헤헤헤 웃음으로 뇌리에 박혀버린 덴버 역의 하이메 로렌테. 넷플릭스 썸네일에서 이 얼굴을 보고 시작했던 게 멈출 수 없었다. 아이구야.. 다른 연기는 얼마나 잘하나 보고 싶었을 뿐이고, 과연 잘하더이다. 역시 연극 짬밥이 있어서 그런가.
그 외에도 리오 역의 미겔 에란, 시즌1에서 인질 중 한 명으로 등장한(극 중 영국 대사의 딸로 인질 중에서도 비중이 있었던) 마리아 페드라사도 등장한다. 마리아는 그렇다 치고 하이메와 미겔은 종이의 집 계속 촬영하면서 이쪽도 열일하고 있구나. 젊을 때 좋은 작품 많이 남겨주오.
야망 캐릭터 좋아해서 팔레스타인 이민자 출신의 이슬람교도 나디아의 변화를 기대했는데 일단 시즌1에서는 크게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듯해서 아쉽다. 야망을 품기엔 너무 마음이 부드럽구나 나디아... 부디 다음 시즌에서는 집이고 친구고 다 뻥 차서 내다버리고 흑화 하는 모습을 보여주렴.
그리고 또 뜬금없는 여담인데, 사무엘 볼 때마다 너무 해리퐅허...
시즌2 티저가 나온 지 몇 달이 지났다. 시즌3 확정까지 났으니 시즌2는 올해 안에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어서.. 막장의 세계로 날 인도하시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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