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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무엇을 보았나 _ 책, 영화

[다큐] 두 남자의 도그하우스 (Life in the doghouse, 2018)

by 산다는건그런게아니겠니 2019. 6. 25.

존과 대니, 그리고 유기견들의 이야기

 

 

 

 

영문 제목은 Life in the doghouse, 한마디로 개집에서 사는 이야기다.

물론 마당에 놓인 개집에서가 아니라 가정집을 개조해서 유기견 보호소로 만들고 7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생활한다. 게다가 미국 기준의 중산층 가정집이다. 우리의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돼 (...)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71마리의 구조된 강아지들이 무척 귀엽다.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보는 내내 흐뭇하고 또 국내 유기견 보호 시설 중에 저만큼 관리가 되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 부럽기도 하다. 반면 관리하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청소로 시작해 청소로 끝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 나 토끼는 고양이 네 마리와 살고 있는데 한 마리를 관리하는 데에만 해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70여 마리라니 화장실 청소만 해도 하루가 모자랄 텐데. 존과 대니 둘만 관리하는 것은 아니고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몇 더 있다. 한 일주일만 이런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 (그 이상은 내가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예전에 외국에 사는 사람이 보호소에서 유기견과 입양가족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를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인상 깊었다. 기회가 된다면 유기동물들의 공고 사진을 찍어주고 싶다. 포인핸드에 올라오는 사진들 중에는 순전히 개체 식별만을 위해 찍은 것 같이 형식적으로 대충 찍은 것들이 정말 많다. 유기동물 입양에 예쁘고 안 예쁘고를 따지는 것이 상품을 진열해놓고 선택해가는 펫숍같이 들리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이다. 같은 아이라도 일단 사진이 예쁘게 올라가지 않으면 입양 문의 수가 크게 차이 난다. 

 

 

 

 

 

 

벽난로의 강아지들

 

 

 

 

니 방 내 방 구분없이 지내서인지 벽난로조차 강아지들의 아지트가 되어있다. 주로 소형견들이 머무르는 공간인 듯한데 빼꼼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강아지들이 귀엽다. 정말 귀엽다 ㅠ 이렇게 귀엽고 밝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이지만 여기는 유기견 보호소. 다들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거나 길에서 발견된 아이들이다. 구김 없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사랑받고 돌봄 받았는지 상상이 간다.

 

 

 

 

사연없는 강아지가 없다

 

 

 

 

보호소는 존과 대니의 노후자금을 야금야금 까먹으며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말 훈련사라는 생업이 있긴 하다). 이것도 위험해 보이는데 대출을 더 받으려고 알아보는 존을 보고 내가 다 불안하다. 100세 시대에 노후자금이 얼마나 중요한데! 좋은 일을 하더라도 내 능력껏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평범토끼에겐 너무 무모한 일이다.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하니까 이런 사람들이 대단한 거겠지만.

 

 

 

 

 

 

이제부터 존의 꿈 = 내 꿈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의 모습뿐 아니라 유기견의 현실, 보호소 운영의 어려움, 존과 대니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인생의 배경들을 보여준다. 버려지는 동물들과 무분별하게 교배된 동물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평소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앞으로 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봤으면 좋을 다큐멘터리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