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는 저질러버렸고, 그것만 덜렁 쓰기에는 귀한 몸이 누추한 곳에 오셔서 상하실까봐 걱정이 된다. 가증스런 유튜브는 이제 또 나를 악세사리의 늪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보는 영상마다 블링블링 귀여운 악세사리들이 어찌나 많은지.
망설이다가 행사중인 256G가 품절됐고, 128G는 너무 작은 것 같고, 힘 좀 줘서 512G를 샀더니 통장이 아주 너덜너덜해졌다(사실 카드 긁었다). 애플펜슬도 별도구매라니 사악하기 그지없다 사과놈들.. ㅂㄷㅂㄷ 그래서 악세사리는 타협이 필요했다. 꼭 필요한 것만 추려보니 보호케이스, 보호필름, 펜슬커버 정도. 펜슬커버는 필수까진 아닌 것 같지만 애가 허얘멀개가지고 때타기 딱 좋아보여서 사기로 했다. 또 그 안에서도 디자인과 가격과 후기와 타협. 흙흙...
탑씨 아이패드 프로 4세대 케이스 스마트폴리오 28,500원
정품케이스는 정말 비쌌고 고만고만한 것들은 정말 말 그대로 고만고만해서 그냥 적당히 싼 것으로 샀다. 단체로 베껴먹었는지 이름이랑 업체만 다르고 겉만 봐서는 구분 안 될 정도로 똑같아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비교가 의미없었다. 대충 쓰다가 다음에 좋은 걸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골랐는데 의외로 자성이 나쁘지 않아 좋았고 펜슬까지 감싸는 구조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처음에 이 녀석을 만났을 때는 무척 당황스러웠는데,
손톱이 짧은 나란 놈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녀석
지금은 익숙해져서 잘 열 수 있지만 처음엔 이걸 반품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당황했다. 손톱 짧은 사람에게는 솔직히 비추하는 아이템. 물론 캔음료도 잘 못 따는 쟈근쟈근손톱의 소유자이므로(...) 그 정도까진 아닌 보통 손톱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익숙해지면 그런대로 잘 쓰게 되고. 가성비가 나쁘지 않은 편. 맨질맨질한 재질이라서 오염물을 닦아내기가 수월하다. 가로모드를 주로 사용해서 낮은각 높은각 모두 잘 쓰고 있지만 가끔씩 세로로 써야할 때는 아쉽다.
힐링쉴드 아이패드프로 4세대 12.9 저반사 보호필름1매 후면1매 28,620원
필름도 타협. 종이질감필름을 써보고 싶었는데 일단 미루기로 했다. 종이질감필름은 마찰력이 커서 펜촉이 금방금방 닳아버린다고 하니 나쁘지 않았던 선택 같기도. 가끔 글씨삐침이 있을 때 아쉽긴 하다.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건,
PSP, 3DS, 스위치를 포함해 지금껏 써왔던 스마트폰들까지 필름을 붙여야 하는 모든 것들을 망쳐왔던 똥망손이 온 우주의 힘까지 끌어모아 기포하나 먼지한톨 없이 깔끔하게 붙여냈다. 매우 고가의 귀하신 몸이라 털끝까지 긴장하고 붙였다. 그래서 필름 성능이고 뭐고 그냥 만족. 내가 기특해서 만족.
구디푸디 애플펜슬 2세대 듀얼 케이스 스킨 펜촉캡 증정 9,900원
처음에는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라서 살짝 실망했다. 라텍스 장갑 같이 흐물느물했다.
하지만 막상 착용하고나니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얘가 책상에서 굴러다니다가 이런저런 때가 많이 묻는데 그냥 슥슥 문대면 샥샥 지워져서 좋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것, 충전이 잘 된다!
간혹 예쁜 모양의 펜슬커버가 우리를 유혹하곤 한다. 동물 모양에, 귀도 달리고, 꼬리도 달리고, 미끄럼방지랍시고 오동통통하게 만들어진 애들. 그런 애들은 충전이 안될 수 있다. 스티커처럼 붙이는 부착식 커버는 디자인이 다양하고 정말 예쁜 것들이 많아서 흔들렸지만, 나같은 똥망손은 이미 아이패드 필름을 붙일 때 그 운을 다 써버렸음이야.
또 굳이 이걸 고른 이유 중 하나는 펜슬촉 커버를 끼워준다기에...
펜슬촉 커버를 써보고 싶긴 했는데 어떤 걸 사야할 지도 모르겠고, 일단 싸구려라도 써보고 싶은데 이것만 따로 사자니 배송비가 더 나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버릴 판이었다. 꼭 필요한 펜슬커버에 촉커버도 준다니 일단 이걸로 결정하고.
펜슬촉커버에 대한 감상도 덧붙이자면,
이것밖에 써본 적이 없어서 비교대상이 없다는 건 덮어두고 그냥 쓰기에 나쁘지 않았다. 막 미끄러지지도 않았고. 다만 며칠 쓰다보니 끝에 구멍이 뽕! 뚫리면서 떨어져나갔다. 일단 나는 필압이 아주, 아주, 센 편이다. 종이에 쓸 때 뒷장에 배겨날 정도로 눌러쓰는 타입.
다 비슷해보여도 업체마다 실리콘 느낌이나 내구성에 차이가 크다고 하니 다음에는 다른 것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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